7살 울보 된 딸, 아빠 한마디에 진짜 울어버린 날
요즘 딸내미가 부쩍 잘 울어요.
예전엔 넘어가던 일에도 눈물부터 나와요.
크면서 오히려 7살 울보가 된 것 같아서, 저만 이런가 싶었어요.
7살 아이가 갑자기 잘 운다고 느껴질 때는 아이보다 먼저 어른의 말을 돌아봐야 해요. 이미 속상한 아이에게 “또 울려고 하네”, “울보”처럼 행동에 이름을 붙이면 울음이 멈추는 게 아니라 터지기 쉽습니다. 그 행동 말고 감정에 이름을 붙여 주는 쪽이 낫다는 게 제가 직접 겪고 찾아본 결론이에요.
그날 무슨 일이 있었냐면요
유치원 가기 전 아침이었어요.
딸내미가 밥을 너무 늦게 먹어서 엄마한테 혼나고 있었어요.
저는 옆에서 보다가 한마디 했어요.
“또 울려고 하는 거 같은데?”
그 말이 끝나자마자 진짜로 울음이 터졌어요.
그리고 저는 와이프한테 혼났어요.
애를 울렸다고요.

7살 울보, 왜 그 한마디에 울었을까요
아이는 이미 엄마한테 혼나서 꾹 참고 있던 상태였어요.
거기에 아빠까지 “또 울려고 한다”고 하니
참던 마음을 들킨 기분이었을 것 같아요.
가트맨 연구소는 감정 코칭 단계 중 하나로 감정에 이름 붙이기를 꼽아요.
아이가 느끼는 흐릿하고 불편한 감정에 말을 붙여 주면
아이가 그 감정을 다룰 수 있게 된다는 거예요.
(출처: The Gottman Institute)
제가 한 말은 반대였어요.
감정 대신 행동에 이름을 붙였거든요.
“속상하구나”가 아니라 “울려고 하네”였죠.
“왜 점점 울보가 됐어?”도 같은 말이었어요
그 뒤에 저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왔어요.
“똥강아지, 왜 크면서 점점 울보가 됐어?”
딸내미는 아무 대답도 안 했어요.
그 대화는 “유치원 늦어, 빨리 밥 먹어”로 끝났고요.
다시 생각해 보니 같은 실수예요.
‘울보’라는 말도 결국 행동에 붙인 이름이니까요.
대답이 없었던 게 오히려 더 마음에 걸렸어요.
직접 해보며 알게 된 것
- 혼나는 중인 아이 옆에서 다른 어른이 한마디 거들면, 아이 입장에서는 혼내는 사람이 둘이 돼요.
- “또 울려고 하네”는 울음을 막는 말이 아니라 울음을 확인해 주는 말이었어요.
- 바쁜 아침에는 말이 더 쉽게 튀어나와요. 아이한테 던진 한마디를 챙길 틈도 없이 하루가 시작돼요.
- 솔직히 아직 말투를 바꿔 본 적은 없어요. 이 일로 처음 제 말버릇을 알아챘어요.
다음번엔 이렇게 해보려고요
이제는 아이가 울려고 할 때 뭐라고 말할지 먼저 생각하고 말하려고 해요.
엄마가 혼내고 있을 때는 옆에서 말을 보태지 않을 거예요.
해보고 달라진 점이 있으면 다시 적을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