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 친구 괴롭힘일까 장난일까, 7살 딸에게 “하지 말라고 말해”라고 한 날
딸내미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길에, 마음에 걸리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 친구가 다른 친구한테 뭘 시키면 그 친구가 다 한다는 거예요.
유치원 친구 괴롭힘일까, 그냥 7살들의 장난일까 한참 생각했어요.
7살 친구 사이에서 한 아이가 시키고 다른 아이가 다 따르는 이야기를 들으면, 괴롭힘인지 장난인지 한 번에 판단하기 어려워요. 미국 정부의 괴롭힘 예방 사이트는 괴롭힘을 “힘의 불균형”이 있고 “반복되는” 공격적인 행동으로 봐요. 그래서 저는 단정하기보다 딸내미에게 “괴롭히지 말고, 괴롭히는 걸 보면 하지 말라고 말하라”는 기준만 먼저 알려 줬어요.
유치원 가는 길에 들은 이야기
그날 딸내미는 감기에 걸려 저녁에 기침을 해서, 아침에 엄마랑 병원에 들렀다 왔어요.
그리고 유치원에는 제가 데려다줬어요.
가는 길에 딸내미가 친구들 이야기를 했어요.
우리 위층에 사는 남자아이(A라고 할게요)가, 아침에 통근 버스를 같이 타는 남자아이(B)한테 뭘 시키면 B가 다 한다는 거예요.
들어 보니 조금 괴롭히는 느낌이 났어요.
물론 아직 어려서 그냥 장난일 수도 있어요.
딸내미에게 한 말
그래서 딸내미한테 이렇게 말했어요.
“너는 그 애 괴롭히는 거 아니지? 괴롭히면 안 돼.
괴롭히는 걸 봐도 가만히 있지 말고, 하지 말라고 말해. 알았지?
너는 A랑도 B랑도 친구잖아. 친하잖아, 맞지?”
장난일까, 괴롭힘일까
미국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StopBullying.gov는 괴롭힘을 “실제 또는 인식된 힘의 불균형이 있는, 원치 않는 공격적 행동”으로 정의해요.
그리고 그 행동이 한 번 이상 일어나거나 반복될 가능성이 있을 때를 괴롭힘으로 본다고 설명해요.
(출처: StopBullying.gov, What Is Bullying)
“시키면 다 한다”는 말에는 힘의 차이가 느껴져요.
하지만 그게 B가 원치 않는 일인지, 계속되는 일인지는 딸내미 이야기 한 번으로는 알 수 없어요.
그래서 이 기준을 알고 나니, 섣불리 판단하지 않고 조금 더 지켜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혹시 제가 앞서 말한 걸까요
7살 아이들이 진짜 괴롭히기를 하겠나 싶기도 해요.
제가 좀 앞서서 말한 건지도 모르겠어요.
그날 제가 알려 준 건 결국 두 가지였어요. “괴롭히지 않기”, 그리고 “보면 하지 말라고 말하기”.
직접 겪으며 알게 된 것
- 아이가 친구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은 예고 없이 와요. 저한테는 유치원 데려다주는 짧은 길이었어요.
- 친구 일을 들었을 때 바로 “그 애 나쁘다”고 하기보다, 우리 아이가 할 행동을 먼저 알려 주는 게 덜 위험하다고 느꼈어요.
- 딸내미는 A와도 B와도 친구예요. 그래서 누구 편을 들게 하기보다 “하지 말라고 말하기”를 알려 줬어요.
- 친구 부탁을 거절 못하는 딸내미라, 친구에게 “하지 마”라고 말하는 건 딸내미한테 쉽지 않은 일일 수 있어요.
앞으로 지켜보려는 것
A와 B 이야기가 또 나오는지 귀 기울여 들어 보려고 해요.
비슷한 이야기가 반복된다면, 그때는 선생님과 이야기해 보는 것도 방법일 것 같아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거절 못하는 아이, 친구들이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할 때
· 아이 심부름, 명령 말고 부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