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심부름, 명령 말고 부탁으로: 7살 딸이 “할머니 마실 물은 직접 떠 와야죠” 한 날
우리 집에서는 엄마도, 할머니도 딸내미한테 심부름을 시켜요.
그런데 저는 아이라는 이유로 아이 심부름을 시키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특히 명령하듯 시키는 건 더 그래요.
아이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는 명령보다 부탁으로 말하고, 아이가 거절할 수 있다는 것도 함께 알려 주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저는 딸내미에게 “부탁을 하면 생각해 보고, 별일 없으면 들어줄 수도 있어요”라고 말하는 법을 알려 줬어요. 7살이 된 지금, 딸내미는 도와줄 때와 거절할 때를 스스로 골라요.
아이 심부름, 저는 웬만하면 제가 해요
저는 웬만한 건 제가 직접 해요.
정말 딸내미 손이 필요할 때만 마지못해 부탁하는 말로 해요.
“이거 해”가 아니라 “이거 해 줄 수 있어?”처럼요.
조용히 딸내미에게 물어봤어요
어느 날 딸내미한테 조용히 물어봤어요.
“엄마나 할머니가 심부름 시키면 어때? 어떨 땐 가고 싶지 않을 때도 있잖아?”
딸내미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딸내미에게 알려 준 말
그래서 이렇게 말해 줬어요.
“가기 싫으면 안 가도 돼. 아니면 ‘부탁을 하면 생각해 보고, 별일 없으면 들어줄 수도 있어요’라고 말해.”
사실 이런 이야기는 5살 때부터 조금씩 알려 줬어요.
7살인 지금은 제법 잘해요.
그래도 할머니 부탁은 들어줘요
할머니는 걸음이 조금 불편하세요.
그래서 딸내미는 할머니가 시키는 건 평소에 그래도 들어드려요.
무조건 거절하는 게 아니라, 상황을 보고 고르는 거예요.
“할머니 마실 물은 직접 떠 와야죠”
그런데 한번은 할머니가 딸내미한테 물을 부탁했어요.
그러자 딸내미가 이렇게 말했어요.
“할머니 본인 마실 물은 자신이 떠 와야죠.”
밥상에서 다 같이 빵 터졌어요.
거절해도 된다고 알려 주는 이유
베이비뉴스에 실린 정효진 칼럼니스트의 글은 거절이 어려운 아이에게 이렇게 말해 주라고 권해요.
“거절은 나쁜 게 아니야.”
그리고 상대의 마음을 살피면서 이유를 설명하는 거절을 알려 주라고 해요.
(출처: 베이비뉴스)
딸내미가 할머니한테 한 말에도 이유가 들어 있었어요.
“본인 마실 물”이니까 본인이 떠 와야 한다는 거죠.
평소 걸음이 불편한 할머니를 도와드릴 때와는 다르게 판단한 거예요.
직접 겪으며 알게 된 것
- 거절해도 된다고 알려 주니, 딸내미가 모든 부탁을 거절하는 게 아니라 도와줄 일과 아닌 일을 나눠서 판단했어요.
- 5살 때부터 조금씩 알려 준 말이 7살이 되니 자기 말로 나왔어요.
- 식당에서 “물만 가져다주면 되지”라고 한 것도 같은 흐름이었어요. 딸내미한테는 “어디까지가 내가 할 일인지”가 분명해요.
- 반대로 유치원 친구들 그림 부탁은 아직 거절을 어려워해요. 가족 앞에서와 친구 앞에서가 달라요.
앞으로도 이렇게 하려고요
저는 앞으로도 딸내미 손이 필요할 때 부탁하는 말로 하려고 해요.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7살 딸의 말대꾸? “물만 가져다주면 되지” 식당에서 생긴 일
· 거절 못하는 아이, 친구들이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