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쓰기 100점에 천 원, 7살 딸이 단어를 부르기도 전에 답을 쓴 날
우리 집 7살 받아쓰기에는 할머니와의 약속이 걸려 있어요.
딸내미가 유치원에서 한글 받아쓰기를 해요.
100점을 맞아 오면 할머니가 천 원을 주세요.
그래서 딸내미는 받아쓰기를 정말 열심히 해요.
받아쓰기에 돈 같은 보상을 걸면 아이는 확실히 열심히 해요. 다만 어느 순간 목표가 “단어를 알기”에서 “100점 맞기”로 바뀔 수 있어요. 단어를 부르기도 전에 답을 외워 쓴다면, 보상은 그대로 두더라도 칭찬하는 대상을 점수에서 과정으로 옮겨 보는 게 좋겠다는 게 제가 겪고 찾아본 생각이에요.
7살 받아쓰기, 단어를 부르기도 전에 답을 썼어요
이번 받아쓰기 때 일이에요.
딸내미가 단어를 부르기도 전에 혼자 4~5개를 먼저 써 버렸어요.
받아쓰기 단어를 순서까지 통째로 외워 버린 거예요.
저는 웃으면서 말했어요.
“오, 이젠 외워버렸네.”
천 원이 만든 열심
할머니의 천 원은 효과가 분명했어요.
딸내미는 100점을 맞으려고 받아쓰기를 열심히 해요.
단어를 외울 정도로 연습했다는 것도 사실 대단한 일이에요.
그런데 순서까지 외웠다는 건 조금 다르게 보이기도 했어요.
단어를 듣고 쓰는 연습이 아니라, 시험지 전체를 외우는 연습이 된 거니까요.
천 원을 받으려면 그게 가장 빠른 길이긴 하죠.
보상이 공부에 주는 영향
대구가톨릭대 정효진 연구교수는 베이비뉴스 칼럼에서 돈 보상에 관한 1971년 실험을 소개해요.
돈을 받으며 과제를 하던 사람들이 보상이 사라지자 그 과제에 덜 몰입했다는 내용이에요.
칼럼은 이를 두고 “외재적 동기가 내재적 동기를 어떻게 감소시키는가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해요.
(출처: 베이비뉴스)
그렇다고 할머니의 천 원을 없애고 싶지는 않아요.
딸내미한테는 할머니와의 즐거운 약속이기도 하니까요.
대신 천 원 말고 다른 이유로도 받아쓰기가 재미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직접 겪으며 알게 된 것
- 보상을 걸면 아이는 보상을 받는 가장 빠른 방법을 찾아요. 딸내미한테는 그게 “순서까지 외우기”였어요.
- “오, 이젠 외워버렸네”는 웃으며 한 말이지만, 결국 외운 걸 칭찬한 말이기도 했어요.
- 게임기 이야기에서는 못하는 걸 피했는데, 받아쓰기처럼 잘할 수 있는 건 외워서라도 해내요. 같은 아이가 상황에 따라 이렇게 달라요.
다음 받아쓰기 연습 때 해보려는 것
- 집에서 연습할 때는 단어 순서를 섞어서 불러 주기
- 점수 대신 “이 단어 어렵던데 어떻게 외웠어?”처럼 연습한 과정 물어보기
- 받아쓰기에 나온 단어로 짧은 문장 같이 만들어 보기
해보고 딸내미 반응이 어땠는지 다시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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