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혼자 샤워 가르치기, 샴푸를 몇 번 알려줘도 대충 할 때
요즘 딸내미한테 7살 혼자 샤워를 가르치고 있어요.
그런데 샴푸만은 몇 번을 알려 줘도 그대로 안 하고 대충 하는 느낌이에요.
말을 안 듣는 건지, 아직 못 하는 건지 헷갈렸어요.
7살 아이가 샴푸를 대충 한다면 방법을 다시 설명하기 전에 눈에 물이 들어가는 문제부터 확인해 보세요. 눈이 따가울까 봐 신경 쓰는 동안에는 머리를 꼼꼼히 문지를 여유가 없어요. “골고루 문질러”처럼 막연한 말보다, 아이가 따라 할 수 있는 순서를 정해 주는 게 낫다는 게 제가 가르치면서 알게 된 점이에요.
우리 집 7살 혼자 샤워 시간은 이래요
머리에 물을 적실 때마다 눈에 물이 흘러 들어가요.
그러면 딸내미가 바로 말해요.
“아빠, 눈 아파.”
그리고 수건으로 눈을 닦아 달라고 해요.
눈을 닦고 샴푸를 하면 이번엔 대충대충 문질러요.
여기 조금, 저기 조금 하다가 끝내요.
그러면 제가 옆에서 말해요.
“여기도 문지르고 저기도 문지르고, 골고루 문질러.”
왜 몇 번을 알려 줘도 대충 할까요
처음엔 귀찮아서 그런 줄 알았어요.
그런데 샤워 시간을 다시 떠올려 보니 순서가 보였어요.
물 적시기 → 눈 아픔 → 수건 → 샴푸 대충.
매번 이 순서였어요.
딸내미 입장에서는 샴푸 시간이 “눈이 또 아플지도 모르는 시간”이었을 수 있어요.
눈에 신경이 가 있으니 머리를 꼼꼼히 문지를 마음이 안 생겼을 것 같아요.
물론 이건 아빠인 제 짐작이고, 딸내미한테 직접 물어본 건 아니에요.
“골고루 문질러”는 7살에게 어려운 말이었어요
제가 한 말도 다시 봤어요.
“골고루”는 어른한테는 쉬운 말이지만,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내야 하는지는 알려 주지 않아요.
“여기도, 저기도”도 제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만 달라질 뿐, 딸내미 머릿속에 순서가 남지는 않았을 거예요.
게임기 이야기 때도 그랬지만, 옆에서 계속 “여기, 저기” 하고 알려 주면 아이는 배우기보다 지적받는 기분이 들 수 있다는 것도 떠올랐어요.
직접 가르치며 알게 된 것
- 샴푸를 대충 하는 건 샴푸 단계만의 문제가 아니었어요. 그 앞 단계인 물 적시기에서 이미 눈이 아팠어요.
- “눈 아파”와 “수건 닦아 줘”가 매번 반복되면, 혼자 샤워라기보다 아빠와 같이 하는 샤워가 돼요.
- 아이한테는 “골고루”보다 “앞머리 → 옆머리 → 뒷머리”처럼 몇 군데로 나눈 순서가 더 쉬울 것 같아요. 아직 이렇게 해 본 건 아니에요.
다음 샤워 때 해보려는 것
- 물 적시기 전에 고개를 뒤로 젖히는 연습부터 같이 해보기
- 마른 수건을 딸내미 손이 닿는 곳에 두고, 눈은 스스로 닦게 하기
- “골고루” 대신 앞, 옆, 뒤 세 군데 순서로 말해 주기
해보고 딸내미가 어떻게 했는지 다시 적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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