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딸의 말대꾸? “물만 가져다주면 되지” 식당에서 생긴 일
7살 딸내미가 요즘 부쩍 말을 똑 부러지게 해요.
가끔은 이게 7살 말대꾸인지, 맞는 말인지 헷갈릴 때가 있어요.
식당에서 있었던 일이 딱 그랬어요.
7살 아이가 “이것만 하면 되지”처럼 부탁받은 만큼만 하겠다고 할 때, 무조건 말대꾸로 볼 필요는 없어요. 아이는 부탁받은 일의 범위를 그대로 지킨 것일 수 있어요. 그럴 땐 더 시키기보다 해 준 만큼 고맙다고 말해 주는 쪽을 저는 택했어요.
식당에서 물 한 잔 때문에 생긴 일
가족끼리 식당에 갔어요.
저는 와이프한테 말했어요.
“옆에 물 좀 줘.”
그런데 와이프가 딸내미한테 말했어요.
“물, 아빠 가져다줘.”
딸내미는 물을 들고 와서 저한테 건네줬어요.
저는 컵을 내밀면서 말했어요.
“따라 줄래?”
그랬더니 딸내미가 이렇게 말했어요.
“물만 가져다주면 되지. 혼자서 부어서 마셔.”
7살 말대꾸일까, 맞는 말일까
딸내미 말을 다시 곱씹어 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어요.
엄마가 부탁한 건 “물 가져다주기”였고, 딸내미는 그걸 정확히 했어요.
“따라 주기”는 부탁에 없던 일이었죠.
어른끼리라면 물을 가져다주면서 부어 주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에요.
하지만 7살한테는 부탁받은 일과 부탁받지 않은 일이 또렷하게 나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한 말
저는 이렇게 말했어요.
“그래, 가져다준 것만으로 고맙다이.”
여기서 “아빠가 부탁하는데 그것도 못 해 줘?”라고 했다면 어땠을까 싶어요.
딸내미는 부탁받은 일을 다 했는데 혼나는 기분이 들었을 것 같아요.
“또 울려고 하네” 한마디로 딸내미를 울린 날도 그렇고, 아빠 한마디가 아이 기분을 가르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와요.
직접 겪으며 알게 된 것
- 7살은 부탁을 말 그대로 받아들여요. 원하는 게 있으면 처음부터 끝까지 다 말해 줘야 해요.
- 아빠가 엄마한테 한 부탁이 엄마를 거쳐 딸내미한테 가면서, 부탁의 범위가 “물 가져다주기”로 줄어들었어요.
- 설거지 이야기처럼 딸내미는 도움이 되는 일을 스스로 하기도 해요. 부탁받은 만큼만 하는 날도 있고, 먼저 나서는 날도 있어요.
다음번엔 이렇게 부탁해 보려고요
다음에는 딸내미한테 직접 처음부터 부탁해 보려고 해요.
“물 가져와서 아빠 컵에 따라 줄 수 있어?”처럼 해 줬으면 하는 일을 다 말하는 거예요.
그래도 싫다고 하면, 그때도 가져다준 만큼 고맙다고 할 생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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